문재인 대통령이 지방분권 개헌을 언급한 이후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지방분권 개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9일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경북 중견언론인 모임에서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지방분권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쇠는 달구어졌을 때 치라고 하듯이 지금이 개헌의 적기라고 생각한다는 의견도 함께 개진했습니다. 이같은 의견은 권영진 대구시장이 속한 자유한국당과는 조금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여기에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지방선거에 개헌을 함께 하는 것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록 지방분권 개헌이 정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방선거와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 권영진 대구시장의 주장입니다.
최근 들어 지방분권 개헌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비단 권영진 대구시장 뿐만이 아닙니다. 인천의 부평구에서도 28일 지방분권 개헌을 위한 인천시민토론회를 열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기에 안희정 충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등 많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지방분권 개헌에 대해 적극적인 의사를 개진하고 국민들의 열망을 담아 이를 추진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여의도의 정치권 보다 더 적극적으로 지방분권 개헌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현재 대한민국의 지방자치제도라는 것이 약간은 기형적으로 운영되는 측면이 없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방자치제도가 부활하면서 선거는 각 지방자치단체별로 직선제를 통해 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들을 선출하고 있지만 막상 실제 진행되는 행정에 있어서는 중앙정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기 때문에 완전한 지방자치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사무와 사업이 지역 주민이 원하는 것을 챙기기 보다는 국가사무를 우선해 진행되고 있기에 지방자치제도에 대한 실제 주민들의 만족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즉 형식적으로만 중앙정부와 지방자치체제가 분리 독립되어 있을 뿐 중앙정부가 각종 법령에 의해 지방정부에 대한 통제와 지시를 할 수 있을 뿐더러 여기에 재원이라는 중요한 요소를 중앙정부에서 틀어쥐고 있기에 더더욱 온전한 지방자치제를 시행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지방자치제의 취지는 실제 거주하는 지역의 주민들의 복지와 의견수렴 등을 통해 행정이 실제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되기 위함일 것입니다. 이러한 취지에서 본다면 현재의 비정상적인 지방자치제를 완전한 지방분권 개헌을 통해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