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국정감사 현장에 배익기씨가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배익기 라는 이름과 훈민정음 상주본이라는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배익기씨는 현재 훈민정음 상주본으로 칭해지는 훈민정음 해례본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인물입니다.
국보급 문화재를 개인이 소장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는 일이기에 국회의 국정감사 증인에 문화재 소유자가 증인으로 출석한 것은 조금 이례적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배익기씨와 문화재청간의 오랜 앙금, 소송의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훈민정음 해례본은 조선 세종 28년에 창제 반포된 훈민정음 한문 해설서입니다.문화재 수집가인 간송 전형필 선생이 일제 강점기에 확보를 했던 안동본이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현재 간송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안동본과 동일 판본이 2008년 새롭게 나타났습니다. 한 방송에서 배익기씨가 자신이 가지고 있던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을 공개하였고 진품임이 확인되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시작되었는데 방송을 본 골동품 판매업자 조모씨가 자신의 골동품 가게에서 이 상주본을 배익기씨가 훔쳐갔다고 주장을 하며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민사소송에서는 조씨의 소유권이 인정되었고 조씨는 다시 배익기씨를 절도 혐의로 형사고소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사망하였고 사망 전 훈민정음 상주본을 문화재청에 기증하겠다고 서약을 하였습니다.
하지만 형사재판에서는 배익기씨에게 절도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무죄판결이 나오게 됩니다. 정리하면 민사소송에서는 소유권을 조씨에게 인정을 하였지만 형사소송에서는 배익기씨가 절도를 한 것이라 아니라는 어긋난 판결이 나왔던 것입니다.
이후 문화재청은 조씨의 기증을 근거로 배익기씨에게 훈민정음 상주본 반환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였으나 배익기씨는 자신만이 아는 장소에 훈민정음 상주본을 숨겨둔 체 문화재청의 요구를 거부하였습니다. 문화재청은 50억원을 제시한 적도 있었지만 이 역시 거부하였습니다.
이후 배익기씨가 소재를 밝히지 않고 있어 훈민정음 상주본이 현재 어디에 있는 지 알 수 없으며 다만 지난 2015년 일부의 사진을 공개했는데 사진 속 훈민정음 상주본은 일부가 불에 탄 모습이어서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배익기씨가 소장한 훈민정음 상주본의 가치가 1조원이 넘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금액적 가격보다는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문화재가 이처럼 오랜 기간 수난을 겪고 있다는 것 자체가 안타까울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