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법원이 임종헌 구속이라는 결과를 내놓자 이에 대한 해석으로 의견들이 분분 합니다. 당초 법원은 또다시 제식구 감싸기식 결론으로 임종헌 구속 영장 기각이라는 결론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그 예상이 빗나간 것입니다.
실제 법원은 그동안 이른바 사법농단,재판거래 의혹 사건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의 90%를 기각하면서 사법부가 제대로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 왔습니다. 그리고 영장기각의 주요 사유로 계속해서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하는 지 의문이라는 무죄 심증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임종헌 구속 결정의 사유를 보면 이같은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임종헌 구속의 사유로 법원은 범죄사실 중 상당한 부분에 대해 소명이 있다고 밝혀 기존의 태도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는 법원이 이번 사건에 대해 임종헌 구속이 결정 될 정도로 구속이 될 만큼 그 죄가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기에 이전의 영장기각에 비해서는 진전의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물론 영장전담판사가 사법부의 의견을 대표하여 영장심사를 하지는 않는 것이기에 영장 발부에 대한 판단은 영장전담판사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이것이 곧 사법부의 판단을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최근들어 사법농단과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정치권에서도 기존의 사법부를 믿지 못하여 특별재판부 신설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온 상태에서 더이상 사법부가 제 역활을 하지 못하면 더 큰 문제에 부딪힐 수 있다는 판단을 해서 이번 임종헌 구속결정을 하게 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제 사법농단 재판거래 의혹 사건의 주요 관심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향하고 있습니다. 임종헌 구속으로 구속된 임종헌 전 차장의 직속 상급자인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경과와 구속영장 청구의 인용여부에 따라 진정으로 사법부의 태도가 달라졌는 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혹시나 윗선에 대한 수사와 구속영장 청구가 또다시 납득할 수 없는 법원의 판단으로 저지된다면 임종헌 구속 결정은 단지 윗선을 보호하고자 하는 꼬리자르기라는 의심을 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