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열병식이 예고되었던 8일 하루종일 언론과 인터넷 포털에서는 북한 열병식 이야기가 끊임없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사는 북한 열병식이 어떻게 진행되었는 지 전혀 알 수 없다는 내용 뿐이었습니다.
북한이 외신기자들의 초청도 취소한 체 조용히 북한 열병식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국방부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북한은 8일 오전 10시30분 김일성 관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북한의 건군절 행사인 북한 열병식에는 약 1만 3천명의 병력을 포함한 5만여명의 인원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세한 내용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외신기자들의 취재를 허용하지 않았고 평소 같으면 북한 열병식을 생중계 해오던 북한의 TV 조차 행사 장면을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평창 올림픽 개막 전야제 직전에 거행되는 북한의 건군절 북한 열병식에 대해 그동안 언론은 무수히 많은 보도를 쏟아내었습니다. 평화 올림픽을 위해 대한민국 정부가 북한에 많은 것을 양보했는데 눈앞에서 그것도 올림픽 개막 직전에 북한 열병식을 하겠다는 북한을 보며 우리 정부가 북한에 이용당하는 것 아니냐 라는 보도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야당 또한 이러한 언론 보도에 합세해 우리 정부에 북한에 열병식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요구해야 하며 북한 열병식 중단을 요구하지 못하면 이번 평창 올림픽이 평양올림픽이 되는 것이라는 말까지 했습니다.
물론 올림픽이라는 행사를 앞두고 더군다나 북한이 오랜 대화의 단절에서 벗어나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는 이 시점에 대대적인 북한 열병식을 연다는 것 자체가 모순일 수 있기에 보통의 나라였다면 열병식을 취소하거나 연기했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 열병식은 북한의 건군절에 맞춘 행사로 대한민국으로 치면 국군의 날 행사와 마찬가지인데 이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것 또한 자칫 내정간섭으로 비춰질 수 있기에 대한민국 정부의 입장이 곤란에 처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북한 열병식은 생중계 없이 조용히 종료되었고 열병식으로 인해 남북관계가 다시 냉랭해지거나 열병식에서 핵미사일을 과시해 북핵위기와 긴장감을 다시 증폭시킬 우려는 피한 것 같습니다.
북한의 이러한 태도에 대해 많은 추측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대체로 평창 올림픽을 바라보는 국제적 여론, 특히 미국의 시선을 의식해 외부 공개 없이 내부적인 행사로 열병식을 진행한 것 아니냐 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즉 선수단과 응원단, 예술단 까지 남쪽에 내려보내고 뒤이어 김정은의 친동생 김여정 까지 포함된 고위급대표단이 방문을 하게 되는데 굳이 북한 열병식을 통해 여론을 악화시키고 마찰을 일으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것입니다.
북한의 이러한 태도변화 덕분에 줄기차게 북한 열병식을 보도하고 분석하던 언론들과 이를 이유로 정부를 압박하던 야당은 한마디로 뻘줌한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물론 열병식 자체를 취소하거나 올림픽 이후로 연기를 했더라면 더욱 좋았겠지만 이정도만의 태도변화도 평창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