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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시인의 폭로와 이승철 시인의 반박을 보며.

검찰 내 성희롱 문제가 폭로되면서 우리사회 전반적으로 이른바 미투 캠페인이 확산되는 분위기에 최영미 시인이 6일 JTBC <뉴스룸>에 출연해 문단 내 성폭력을 폭로했습니다. 최영미 시인은 이미 지난해 계간<황해문화> 겨울호에 <괴물>이라는 시를 실어 원로 시인의 성추행을 폭로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최영미 시인의 JTBC 인터뷰에 대해 한국작가회의 사무총장을 한 적 있는 이승철 시인이 최영미 시인으리 주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리면서 문단 뿐만 아니라 여론 전체가 최영미 시인의 폭로에 대해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먼저 최영미 시인은 JTBC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당한 성희롱 경험과 여성 문인들이 겪는 피해들을 털어놨습니다. 특정 시인의 이름이 이니셜로 공개된 시 <괴물>에서도 밝혔듯이 문단 내 술자리 모임이나 작품을 발표하고 등단을 하는 과정에서도 이른바 권력을 지닌 문인,평론가 들의 횡포가 있었고 이런 일들이 문단에서는 일상적으로 벌어졌다는 것입니다.



이승철 시인은 이러한 최영미 시인의 발언에 대해 미투 투사들에 의해 다수의 선량한 문인들이 한꺼번에 매도되는 현실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최영미 시인의 발언을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근 일고 있는 미투 캠페인을 등에 업고 마치 너도나도 피해자인 것처럼 코스프레를 하는 것은 남발하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을 했고 자신은 미투가 두렵지 않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물론 특정인의 행동으로 문단 전체가 범죄자 취급을 받아서는 안될 것이지만 이승철 시인의 반박문은 문제의 본질을 벗어난, 오히려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가하는 가해를 하고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먼저 특정인의 행동으로 문단 전체가 매도되는 것을 반대한다는 취지는 공감을 하겠지만 그러면서 이승철 시인은 반박문에 최영미 시인의 개인사적 이야기를 계속해서 나열했습니다. 전남편 이야기를 할 때에는 친절하게도 괄호에 노무현 정권 시절 청와대에 근무했었다 라는 상세설명 까지 달았습니다.


이승철 시인이 최영미 시인이 주장한 문단내 성희롱 실태에 대한 폭로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 그 증거를 대어 이를 반박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 폭로를 한 대상자의 성품이나 일화를 들어 안하무인이나 악다구니 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인격을 깍아 내리려 하는 것은 어디서 많이 보던 방식입니다.



검찰 내 성희롱 문제를 폭로했던 서지현 검사에게도 평소 근무성적이 안 좋았다느니 정치를 하기 위해 폭로를 했다느니 라는 허위사실 등을 제기해 사건의 본질인 조직문화와 성희롱 이라는 것은 감추고 물타기를 하려 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인 것입니다.



더군다나 최영미 시인은 이미 13년 전에도 <돼지들에게>라는 시를 발표하여 문단 내 성추행 문제를 폭로한 적이 있으니 최근 번지고 있는 미투 캠페인에 편승하여 문단내 성희롱을 고발을 하며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말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입니다.